Silver lining's tapestry

2016년 1월 20일 수요일

이세계 전성 ~용의 혈맥~ 1장, #009. 황금의 말

#009. 황금의 말
(역주 : 원문은 黄金, 매우 귀중한 것을 비유하는 의도로 사용됨. 본 글에서는 직역합니다.)


리아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그 자유로운 모습이 좋다. 그러면서 때때로 변덕스럽게, 응석을 부려오는 부분을 견딜수가 없다.
하지만 왕궁에 살고 있었을 때는 기르지 못했다. 귀족이 키우는 걸 가끔 쓰다듬었던 정도다.

전생에서는 들고양이를 길들였었다.

마당 구석에 고양이 전용의 통로가 있어, 거기에 먹이를 놓아두고 있던 것이다.

긴 교제를 맺었던 고양이였지만, 그때 이후로는 어떻게 됐을까.
길고양이니까,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리아는 고양이 다음으로 말을 좋아했다.

취미로 승마도 배워뒀지만, 고류의 승마술도 조금 배우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보는 걸 좋아했다.
젊은 시절에는 몇년동안 홋카이도의 목장에서 일하기도 했었다. 결코 목장의 미인 네 자매에게 눈이 멀었던 게 아니다.

"나도 말이 있었으면 좋겠다!"

왕도를 떠난지 7일째, 리아는 외쳤다.


"말이라뇨……."

루루가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당나귀의 등 위에서.

"당신은 말을 타는 것보다 달리는 쪽이 더 빠르잖아요?"

그랬다. 신체 강화의 스킬과 마법의 강화를 거듭할 경우, 리아은 시속 100킬로미터로 한나절동안 달릴 수 있다.
그것도 지금까지 경험상의 이야기이지, 한계가 어디까진지는 조사한 적도 없다.

"정 그러시면, 제 말을 타셔도 상관없지만요."
"조니는 칼의 말이잖아. 나는 내 자신의 말을 갖고 싶어. 솔질하거나 갈기를 빗어주거나 하고 싶다구."

말의 관리는 대부분을 종자에게 맡기지만 매일의 솔질은 기사의 역할이었다. 그렇게 커뮤니케이션을 취하지 않으면 말은 따르지 않는 생물인 것이다.

"리아, 당신, 떼쓰는 아이같다구요?"

셋이서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을 때, 리아를 어떻게 부를지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결국 루루는 리아라고 그대로 부르고, 카를로스는 아가씨라고 부르기로 했지만.

"뭐, 말을 사는 것은 상관없습니다만, 이 근처에서는 고작 농경용 말이 전부에요. 국경 근처까지 가면 말 시장도 있었지만…."

기사인 카를로스를 동참해서 다행이었다. 그는 이러한 부류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라이아스는 그런 정보도 고려하여 동행시켰던 것이다.

"국경인가~ 열흘은 걸릴텐데에~"
"아니, 그 배는 걸립니다. 지도와 길은 다르니까요."

실제로 길을 달려온 남자의 말이지만, 리아는 예외다.

"루루의 당나귀의 걸음에 맞춰서? 나 혼자라면 하루면 갈 거린데."
"또 그런 엉뚱한…."
"아니, 정말이에요. 리아가 10살 무렵, 절 업고 이틀이나 걸리는 길을 한나절만에 완주했으니까요."
"정말 사람이신가요, 아가씨."

아니요, 용인입니다.


여행은 즐거웠다.
카사리아의 나라 안은 치안이 좋아, 도적같은 건 여간해선 나오지 않고, 위험한 동물이나 마물도 서식하는 지역은 한정되어 있다.
화제가 많은 것은 의외로 카를로스였다. 어쨌든 그는 지극히 평범한 수재. 일단은 귀족 출신이지만, 자작가의 둘째 아들. 무술과 학문에 힘쓴 덕분에 기사단에 입단할 수 있었다.

루루의 경우에는 성인까지는 산골 마을에서 칩거했고, 왕도로 와서는 루퍼스의 장난에 어울리는 일도 있었지만 그건 궁정 내에서는 왠만하면 다 아는 사실이었으니까.

리아의 경우 그 무용담이 독보적인 터라 화제가 끊이지 않는다. 고블린 마을 학살사건, 오크 군단 격멸사건 등 소문에 살이 붙은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일국의 공주의 별명이 '참살 리아 쨩.'이라는 건 지나치겠지.

"소문 중 하나에는 '용이 밟아도 죽지 않는'이라는 것도 있었죠…."
"아, 그건 사실인데. 지룡의 무리와 싸웠을 때 잠깐 실수했거든? 그래도 역시 땅바닥에 박힐 정도로 아팠지만."

마음에 들던 칼도 하나 부러졌었고~라고 웃는 리아의 모습에 미소가 경직된 두 사람이었다.


국경의 강을 넘자 완만한 산지가 넓어지고, 그 분지에 무수한 천막으로 구성된 마을이 보였다.

"와아~"

처음으로 국외까지 나온 여자 둘은 감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 반해 칼로스는 기사단에 종군하며 여기에 온 적이 있었다.

"여기는 코르도바와 저희 나라 외에도 몇몇 소국의 상인이 모여 있습니다. 말 이외에도 여러가지 거래가 이뤄져요."
"좋아! 그럼 나는 먼저 갈께. 뒤에서 천천히 따라와!"

그렇게 말하고 리아는 가파른 벼랑을 미끄러져 내려간다. 카를로스는 거품을 물고 루루와 리아를 번갈아봤지만 그에게 이 절벽을 승마한 채 내려가는 기술은 없었다.
결국 루루에 맞춰 완만한 길을 더듬어가지만, 그 시선은 루루의 귀를 바라보고 있었다.


카를로스의 말대로, 노점상이 많았지만 그만큼 다양한 물건이 거래되고 있었다.
식량, 일용품, 민예품 등 폭넓게, 개중에는 무기까지 판매하여, 아무런 생각이 없던 리아의 시선도 끌어당겼다.
칼이나 창 같은 것이 주요 거래품이지만, 거기서는 대단한 물건은 팔지 않았다.
손에 든 것은 이 세계에서는 암기라고 불리는 종류, 전생에서는 수리검이라고 불렸을 것 같은 무기였다.

'그래도 밸런스가 나쁘네. 역시 제대로 단련한 게 아니면 안 되나.'

수리검술은 옛 무술 중 하나다.

돌아가며, 마을 끝으로 나온다.
수백마리의 말이 각각 집단을 만들고 무리짓고 있다.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제각각 말을 가져와 파는 것이다. 덕분에 대형 동물의 냄새로 참기 힘들었다.

말이라고 해도 작은 조랑말에서 농경마까지 여러 종류가 거래되고 있다.
물론 리아가 원하는 것은 군마였지만, 동시에 여행을 견딜 만큼의 내구력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전생에서의 혈통 좋은 말은 없다.

"아가씨, 말을 사려면 조랑말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구."

그렇게 말을 걸어오는 상인이 있지만, 그것은 지금 필요하지 않다.

"이 하얀 것은 어때? 아가씨한텐 딱인데."

외모만으로 결정하지도 않는다.

"준치가 끝난 2세에서 3세 정도의 말이 필요한데…."
"그렇다면 이쪽으로~"

어느 정도 이쪽도 보는 눈이 있다는 걸 알았는지 남자는 한쪽으로 데려왔다. 20여 마리의 말이 있었으며, 모두 수말이다.

여기에서 리아는 몰래 감정 마법을 사용했다.
굳건하고 체력이 있으며, 무엇보다 현명한 말이 좋다. 한마리씩 살펴본다.
다리가 구부러진 말도 있다. 발굽이 얇은 말도 있다. 하지만 리아가 보는 것은 말의 눈이었다.

그리고 한마리, 맑은 눈의 말을 찾아냈다.

털의 색깔은 검정. 땅딸막한 체형에 균형은 잡혀있지만 주목할만한 외모의 멋은 없다.

"그 녀석은 꽤 좋아. 속도는 별로지만 긴 거리를 달릴 수 있고, 여자에게 딱이지. 영리하고 참을성이 있달까. 다만 좀 깔끔을 떨어서. 구유 제대로 안 씻어주면 여물도 안 먹거든."

단점까지 제대로 말하는 남자는 양심적인 상인이겠지. 신용이야말로 첫째라고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다.

"2세?"
"응. 근데 가격은 좀 비싸, 금화 7장."

협상할 생각도 없었으므로, 리아는 바로 구매를 결정했다. 하지만 그 전에 한가지 확인할 것이 있다.

"너, 나를 태워줄래?"

말과 리아의 시선이 마주쳤다. 잠시 후 천천히 말은 고개를 끄덕였다.

"살께. 이왕이면 마구 한벌도 부탁해."

이리하여 루루와 카를로스가 그녀를 쫓아올때까지, 리아는 승마를 해볼 수 있었던 것이었다.


"흠, 이 녀석이 금화 7장이라구요? 글쎄요, 튼튼할 것 같지는 않은데."

카를로스는 차분한 목소리였다. 기사의 눈으로 보면 이 말은 극히 평범하게 보이는 걸까. 아직 2세라는 점을 생각해도 체격이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루루는 알아챘다. 어쨌든 그녀도 감정 마법을 쓸 수 있으니까.

"생명력이 2배. 체력은 3배, 내구력도 평균의 배는 되네요. 게다가 근력도 상당하고, 정신 저항력이 인간의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네!? 그게 정말인가요?"

리아는 콧노래를 부르며 마구를 말에 입히고 있다. 그 기분좋음은 마음에 드는 칼을 손질하고 있을 때보다도 높을 정도다.

"라이아스님의 말보다 훨씬 소질이 높군요. 뭐랄까, 지력이 인간보다 높다니2살이?"
"네? 와, 저보다 똑똑하다구요!?"

카를로스 군은 결코 바보가 아니지만 지혜롭게도 않은 것이다. 적어도 능력치적으로는.

"저보다도 높습니다. 공주님보다 조금 낮은 정도일까요."
"에에~~~! 공주님의 지력이 그렇게 높은건가요? 거짓말이죠!?"
"어이!"

그 반응에 리아의 시선이 냉랭해졌지만, 말이 푸르릉 울자 기분이 나아졌다.

"리아는 지력이 높아요. 단지루퍼스 사부도 그랬지만 지력이 높다고 해서 일상 생활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건 아니니까요."

매우 소극적인 표현으로 루루는 스승을 평가했다.

"난 내가 바보라는 자각은 있어. 자신이 바보라고 알고 있는 인간은 멋모르고 똑똑한 체하는 인간보다 훨씬 현명한 법이지.'

그것은 '무지의 지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쳐요. 너무 현명하신 나머지 끝을 몰라서 주위가 불편하지만."

이미 다 포기했다는 어조로 루루가 중얼거렸다.

"아, 아무튼 됐지? 이 녀석은 내 애마, 조니. 저기, 아가씨. 이 아이의 이름은 지으셨나요?"

갈기를 쓰다듬던 리아는 그 손을 멈추고 잠시 골똘히 생각한다.

"오르페는 좀 바보같고. 루돌프도 성미에 좀 문제가 있을 것 같고. 브라이언은 겁쟁이였나."

중얼중얼거리던 리아의 기억은 점점 전생을 되짚어간다. 이윽고 결정한 것은 이 세상의 인간이라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이름이었다.

"정했다! 네 이름은 마츠카제(역주 : 松風, 소나무에 부는 바람, 또는 그 소리라는 뜻)다!"

명마 마츠카제, 탄생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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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전성 ~용의 혈맥~
작가 : 彦猫
번역 : silver lining(greenwi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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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20/06/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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