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허,견실을 모토로 살고 있습니다. #009.
제 9화.
약속한 1곡이 끝나고 하아~즐거웠다,라고 주위를 둘러보면, 이쪽을 보고 있던 인물과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저는 돌이 되어 버렸습니다.
쇼크에 다리가 꼬여서 쓰러질 뻔한 것을 오라버님께서 순간적으로 도와주셨지만, 그런 것보다-
어째서 카부라기 마사야가 여기에 있는 건가요---!!
여름방학 동안은 지중해에서 보낸다던, 일본에 있을 리 없는 카부라기 마사야와 엔죠 슈스케가 거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 ─.
언제부터 있었습니까, 어디부터 봤어요!
당신들은 지중해에 있는 거 아니었습니까?!
일본에 없으니 파티에도 불참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안심하고 선배 분들과 함께 춤춘다는 눈에 띄는 행동도 할 수 있었던 건데..!
온 걸 알았다면 절대 이런 눈에 띄는 것 하지 않았습니다!
"레이카?"
평상심, 평상심.
있을 리가 없을 인간이 있는 이유는 일단 미뤄두고, 지금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이탈하느냐-입니다.
우선은 눈을 감고 저 석화 마안의 저주를 푸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꺄아!! 눈만 돌리려 했는데 목이 마음대로 휙 돌아가버렸어요!
이래서는 정말 고자세로, 흥! 하고 외면하는 같잖아요. 싸움을 걸었다고 생각하면 어쩌죠?!
..어쩔 수 없습니다. 해버린 일은 어쩔 수 없죠. 그냥 자연스럽게 이 자리를 떠나기로 하죠.
꺄앗!! 무릎이 굽혀지지 않아요! 저 군인처럼 되버렸어요!
마안에 뇌까지 공격당했는지, 직각의 운동이 멈추지 않습니다..
아,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하죠, 저!
"레이카, 듣고 있니? 레이카 ―"
어쨌든 사람들에게 섞여서 자취를 감추도록 하죠. 가장 사람이 많은 드링크 코너로 직행하기로 하죠.
전 딱히 당신의 일이 신경쓰여서 도망가는 게 아니라구요? 춤을 춰서 갈증이 생겼을 뿐, 물을 마시려는 거니까요?
예예, 그것뿐인 겁니다.
거기에 계신 당신, 달콤한 주스를 주지 않으시겠어요?
"레이카!"
팡 하고 등을 두드려져서, 혼란의 저주가 풀렸습니다.
아, 방금 저 분명히 이상해졌었습니다.
오라버님, 제정신으로 되돌려줘서 감사합니다.
석화와 혼란의 저주를 한꺼번에 걸다니, 역시 최종보스답네요.
"왜 그래,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네,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오라버니,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겠습니다."
혼자 정신을 리부트하고 오겠습니다.
화장실에 틀어박혀서 침착해져서 올께요.
여러가지로 반성하는 건 그 다음입니다.
"괜찮아? 상태가 안 좋니? 누군가 함께 가줄 사람이.."
"아니, 괜찮아요."
"그래도.."
저는 상당히 거동이 수상했던 모양이군요. 오라버니께서 엄청나게 걱정하시고 계십니다.
죄송해요, 걱정을 끼쳐 버렸네요.
"오, 타카테루."
"이마리."
마침 오라버님의 친구 분께서 말을 걸어 오셨으니, 이틈에 빨리 도망치기로 하죠.
"처음 뵙겠습니다, 여동생인 레이카에요. 오라버니, 혼자서 괜찮으니까 잠깐 다녀올게요."
그 친구분께 꾸벅 인사하고 종종걸음치며 회장 밖으로 GO!
"여동생 양, 왜 저러니? 서두르는거 같은데."
"아, 화장실 간대."
그런 건 말하는 게 아니라구요!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 개인 룸으로 들어가서 힘없이 주저앉았습니다.
후--!
한꺼번에 피로가 몰려옵니다.
조금 전까지의 하이텐션이 거짓말 같아요.
정말이지, 깜짝 놀랐습니다.
왜 있는 거죠. 그 사람들.
방학동안은 계속 지중해에 있다는 이야기는 거짓말이었을까요?
프티 피우오와ー느의 소문에서도, 두 사람은 여름파티에 불참한다고 했었는데.
그러나 저 얼굴.
두려웠습니다..
들뜬 채로 왈츠를 추고 있던 저를, 이놈은 뭐야?-라는 눈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분명 철없는 여자라고 절대로 생각했겠지요!
오는 걸 알았으면 혼자서 흥에 겨워 왈츠를 출 일도 없었을텐데!
"저기, 마사야님이 계시던데. 이번에는 불참 아니었나?"
그렇게 어쩌지~하고 혼자서 깊이 생각하고 있으면 문 너머에서 저보다 꽤 연상인 듯한 목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중등과나 고등과의 멤버일까요?
"그래, 사실은 방학 내내 해외에서 보낼 예정이었던 것 같은데, 유리에 씨의 생일이 있어서 맞춰서 돌아온 것 같더라고."
"어머, 그랬구나. 내 동생이 마사야님이 왔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어. 하지만 유리에 씨가 상대라면 승산은 없겠지."
"후훗. 아직 모르잖아? 여동생인데 응원해야줘야지. 경쟁자도 많아 보이던데?"
"그렇지. 어머! 마이카 씨, 평안하셨나요?"
"평안하셨나요."
다른 지인이 들어왔는지 거기서 수다는 중단됐지만 이걸로 수수께끼가 풀렸습니다.
유리에 님의 생일 때문이군요!
저희보다 4살 연상의 스스시노 유리에 씨는 황제와 엔죠의 소꿉친구이며, 무려 황제의 '첫사랑의 그녀'입니다.
『 너는 나의 dolce』 안에서의 유리에 씨는 늠름하고 눈부신 미인에 학원생 모두가 동경하는 여성입니다.
킷쇼우인 레이카도 동경하고 있었죠.
소설 속의 레이카도 올곧은 유리에 씨를 동경하고 있었으면 조금은 거기서 배우면 좋았을텐데요. 하지만, 악역 캐릭터라서 어쩔 수 없었을까요? 이렇게 생각하면 레이카가 불쌍합니다….
뭐, 그 레이카가 저지만요.
그 유리에 씨와의 사랑은, 황제는 고등과에 진학할 때까지 좋아했었지만, 안타깝게도 유리에 님은 예전부터 나이어린 동생으로밖에 보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사랑이 무너지고, 주인공에게 화풀이하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사랑으로 바뀌고 첫사랑을 완전히 떨쳐버리게 되지만요.
그래도 어쨌든 죽마고우이자 누나같은 유리에 씨는 황제에게 특별한 존재여서, 자립심이 넘치는 유리에 씨가 대학졸업 뒤에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외국 기업에 멋대로 취업해 독립하려 했을 때 그 부모님들을 설득하는 데 힘을 빌려주게 됩니다.
유리에 씨가 독립할 때에는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연락해. 어디에 있던지 내가 절대로 유리에를 도우러 갈 테니까."라고 말해서 끝까지 특별한 사람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죠. 그것을 보고 주인공은 "속으로는 아직 유리에 씨를 좋아하잖아요."하고 불안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런 유리에 씨의 생일이 있다면 그야 무슨 일이 있든지 돌아오겠죠. 납득했습니다.
프티 피우오와ー느의 살롱에서도 유리에 씨와 말하고 있었을 때는 웃는 얼굴이었구요.
유리에, 유리에 하면서 열심히 관심을 끌려고 노력중인 거였군요.
첫사랑이라, 새콤달콤하네요. 하지만 그 사랑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아 애처롭기 그지없습니다.
두 사람의 그런 대화를 들키지않도록 몰래 관찰하며 남의 사랑이야기에 히죽히죽, 두근두근하며 즐거워하고 있는 저는, 어쩌면 성격이 나쁜 걸까요?
어쨌든, 있을 리 없는 카부라기와 엔죠 콤비가 파티에 있었던 이유는 이것이군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법.
왈츠를 추던 모습을 들킨 과거는 돌아오지 않는 겁니다.…
… 잊죠.
이 일은 흑역사로서 마음의 늪에 가라앉치도록 합시다. 그렇게 해요.
"으쌰"
자, 이제 오라버니께서도 걱정하고 있을 테니 돌아가지요.
화장실에 오래 있어 버렸는데, 처녀에게 불명예스러운 누명이 씨워졌으면 어쩌죠.
제 상태는 만전이라고 어필해야 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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