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lining's tapestry

2016년 1월 14일 목요일

이세계 전성 ~용의 혈맥~ 1장, #006. 전투 준비

#006. 전투 준비


류크 레이아나 크리스탈 카사리아, 13세.
국가 최고의 미소녀로 불리는 그녀에게 전환기가 찾아왔다.

"이제 네 결혼 상대도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되겠는걸…."

아침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리아는 손에 든 포크를 구부리고 말았다.
뒤쪽에서 시녀가 얼굴 표정을 경련시키고 있었지만, 리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 저번에도 말했지만요…."

처음에는 아버님 같은 호칭을 썼지만 기사에 섞여 훈련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호칭이 바뀌었다.

"저는 여자가 좋아요."

몇번째인가의 선언. 거둬진지 8년이나 되면, 숨기던 것도 없어지는 법이다.
그리고 네이아스는 머리를 부둥켜안았다.

"어째서 이렇게 된거니."
"괜찮아요, 아버지의 책임이 아닙니다. 제가 원래 그렇게 태어난 것 뿐이니까요."

상냥한 어조이긴 했지만 내용은 전혀 상냥하지 않다.

애시당초 리아의 결혼같은 이야기가 나온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반년 전의 루퍼스 경의 사망이다.

318세로 운명한 루퍼스였지만 그 죽음의 여파는 컸다.
첫째로, 카사리아 왕국은 최고의 마법 전력을 잃었다. 그 지식을 포함해 거대한 손실이었다. 왕의 조언자로서 카사리아를 번영으로 이끌어온 것은 루퍼스의 공이 컸다.

그리고 몇달 뒤, 왕도를 강타한 유행병이 궁중에까지 이르른 것이 네이아스에게 큰 고통을 주었다.
루퍼스가 있었다면 피했을 그 병에 의해서, 그 장자와 차남을 잃었던 것이다.

리아가 궁중에 들어온지 8년, 네이아스는 또 3명의 아이를 얻고다. 그리고 각각 어머니가 다르면 파벌이 생기는 것도 당연. 거기까지는 정실에서 태어난 장자가 당연히 세자가 되는 법이지만, 이것이 깨졌다.
장녀이자 아들인 리아는 왕위 계승권이 주어지지 않아 무관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왕족임에는 틀림없다. 이 리아와 결혼한다면 그 배우자의 궁중 내에서의 영향력이 커지는 법.
그 유력 후보가 리아의 동생의 큰아버지인 아저씨인 것이다.

여자로 다시 태어난지 13년. 사춘기를 맞이하여 어느 정도는 여자로서 적응한 그녀였지만, 역시 그것만은 무리였다.


"시간인가."

궁궐 내에서의 나날은 즐거웠다. 기사단의 훈련을 함께 받고, 루퍼스의 강의를 들었으며, 귀여운 시녀에게 가벼운 성희롱을 한다거나, 루루의 하프 엘프답지 않은 가슴을 비비는 일상.
모두 정말 즐거웠다.
식사에 독이 들어 있어 독 내성을 얻었던 것도 이제는 좋은 추억이다.

"그래도 아쉬운 건 있네."

훈련복으로 갈아입은 리아는 연병장으로 나왔다. 가는 도중에도 많은 시선을 느낀다.

"아, 리아님…."
"또 저런 모습으로."
"아아~ 오늘도 너무 멋지세요!"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남자들의 평판은 좋지 않다. 계획대로지만.
평소같으면 직속 궁녀의 귓가에 들릴지 모르는 수상한 속삭임 하나도 신경쓰겠지만, 시간이 너무 없다.

찬란한 햇빛 아래 왕국 최정예 기사들이 날을 세우지 않은 도검을 무기로 되받아치고 있다. 마침 대인 전투 시간이었다.
리아는 그것을 감독하는 하프 엘프 남자에게 똑바로 향했다.

"라이아스, 컨디션은 어때?"
"아, 공주님."

기사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을 뿐이다. 훈련 중이다. 그것이 작법이다.
카사리아 왕국의 기사 단장은 장수하는 하프 엘프이며, 동시에 기사단 최강의 검사이기도 했다.

"오늘쯤이면 슬슬 한번 이길까 싶어서 말이야."
"과연, 상대하지요."

그리고 라이아스는 목검과 방패를 쥐었다.


수십 합을 나눈 끝에 리아의 목도는 날아갔다.

숨이 찼다.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피로에 의한 것이다. 라이아스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지만 리아 정도는 아니다.

"아아~또 졌네~"

모래 위에 주저앉은 리아. 전생을 포함해 40년을 단련하고 있었지만 역시 반 세기 이상 검을 휘두른 하프 엘프를 상대로는 어쩔 수 없다.

"한달 전과만 비교해도 크게 느셨습니다. 아마 1년 후에는 저도 이기겠지요?"

마법과 스킬을 사용해 강화하면 또 다를 것이였지만, 그것은 라이아스도 마찬가지다.
순수한 기량에서 웃돌고 있는 것이다. 과연 검술 스킬 레벨 8이다. 심안과 회피같은 스킬은 사용했지만 육체 강화 계열를 쓰지 않으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어떻게 하시겠나요? 다시 할까요?"
"그것도 좋지만 오늘은 할 일이 있어서."

손을 흔들며 기사단과 헤어지고 향한 곳은 마법성이다.

안내도 없이 마음대로 한산한 내부를 지나치자 도서관 사서 자리에서 덩그러니 루루가 홀로 앉아 있었다.
루퍼스가 죽은 뒤 그녀의 일은 한가해졌다. 한직으로 밀려났다고 해도 좋겠지. 본인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지만.

"안녕, 루루."
"공주님,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하세요."

작은 소리로 주의를 주는 루루의 뒤에 빠르게 돌아가 조용히 가슴을 주무른다.

"하읏, 공주님!"
"루루,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해야지?"

부드럽게, 부드럽게 안마하듯 주무르며 잠시 만끽한 뒤 해방해준다.
순백의 살갛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이신가요? 한가하다고는 해도 일이 없는 건 아니거든요."
"응, 좀 부탁할 게 있어서."

루루의 긴 귓가에 속삭이다. 엘프의 귀는 별로 성감대가 아니다.
만들어진 것 같은 미모가 놀라움의 빛으로 물들었다.

"진심이세요?"
"물론. 이런걸, 농담으로 말할 수 없잖아?"

웃으며 긍정하는 리아. 3년이나 어울리면 서로 속마음도 나름대로 알게 되는 법이다.

"그런가요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저도 조건이 있습니다."

그렇게 먼저 말한 루루의 조건에는 리아도 놀라게 되었다.


그 날 리아는 변두리의 친정에도 들려 아가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저녁이 되면 목욕탕에 들려 노소 다양한 여성의 나체를 감상한다.

'아아. 역시 여자는 좋네.'

자신의 아들이 없다는 위화감은 아직도 잊을 수 없지만, 여자인 것은 멋진 일이 아닐까.
작게 부푼 가슴. 쭉 뻗은 팔다리. 부드러운 어깨에서부터 허리까지 이어지는 곡선. 이건 남자에겐 있을 수 없다.


.


하루가 완전히 저물려는 거리 위로 리아는 왕성으로 돌아간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빠르다. 이미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계속 살아왔던 도시다. 애착이야 당연히 있다.

하지만 억제할 수 없는 충동도 부풀고 있었다.

나는 이 도시를,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

세계를 돌며 모든 강자와 만나고 싶다.

피가 끓어 오른다. 전세에서부터 이어진, 어쩔 수 없는 지병.



리아의 모험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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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전성 ~용의 혈맥~
작가 : 彦猫
번역 : silver lining(greenwi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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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20/06/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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