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lining's tapestry

2017년 1월 2일 월요일

4번째는 싫은 죽음속성 마술사 #000. 서장, 첫번째와 두번째의 끝

4번째는 싫은 죽음속성 마술사

#000. 서장, 첫번째와 두번째의 끝


수학 여행 중이었던 현립 야사카 고등학교 학생들이 탄 배가 테러리스트가 설치한 폭탄에 의해서 침몰했다. 
이 비극적인 사고로 테러리스트를 제외한 승객과 승무원 중 102명이 사망했다.

"아아, 차갑고 짠 물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더니 죽은건가, 나도."  

아마미야 히로토는 깊은 상실감과 함께 자신의 죽음을 깨달았다.  
그가 있는 곳은 어렵풋이 밝은 장소로, 자신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알기 쉽게 삼도천이 흐르고 건너편에는 아름다운 꽃밭이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여기가 사후 세계의 입구같은 장소인 것이다.  
다른 죽은 사람들은 울부짖거나 서로를 위로하고, 이 자리에 친구나 연인이 없는 것을 알고 안도하거나 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히로토도 죽고 싶지 않았다, 아직 살아 있고 싶었다고 울부짖고 싶었지만, 그럴 기운도 없었다.

"하아...... 결국 헛된 죽음이었나."  

그건, 그에게서 떨어진 장소에 주저앉은 클래스메이트 소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나루세 나루미. 나루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클래스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히로토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죽은 것이었다.  

배가 기울어져 전복되려던 때, 난간을 잡고있던 나루미는 떨어질 뻔했다. 히로토는 순간적으로 그녀의 손을 잡아 난간을 잡게하고...... 그녀 대신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바닥 위를 굴러 벽에 등이 격돌당하면서 바다에 떨어져서 익사한 것이다.  
순간적인 일이었다, 머리로 생각하고 한 행동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녀가 살아 있었다면, 그나마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겠지만 .......

"아니, 죽기 전에 선한 행동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자."  

어차피 자신이 죽었다고 해도 슬퍼할 사람은 없다. 부모는 어린 시절 사별, 피가 이어진 형제도 없다. 거두어준 아버지 쪽 백부의 가족과는 사이가 나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나가'라는 말까지 들은데다가, 친구도 애인도 없음. 특히 백부 쪽에 대해 더 말하자면 아직 남아있을 터인 히로토의 부모의 유산과 사건의 위로금 기타 등등을 얻을 수 있을테니 받아준 데에 대한 빚은 이미 갚았다고 생각해도 좋겠지. 지금까지의 처사 ...... 친자식과의 노골적인 차별과 지금까지의 대우를 생각하면, 이자를 너무 많이 치뤘을 정도다.  

장래 희망도 '행복해진다.'라는 막연한 것밖에 없었다. 그 꿈은 이대로 천국에서 이루면 되겠지. 적어도 백부와 그 가족은 없을테니까.  
하지만 현실은 비상식적이며 무르지도 않았다.

"이미 한 번 인생을 마친 영혼들이여, 너희는 선택받았다. 앞으론 자네들에겐 특별한 힘과 새로운 운명, 새로운 행운이 주어진다. 그걸 사용해, 너희들이 있던 '지구'와 다른 이 세계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거라."  

아마 신님같은 존재일까. 후광을 뿌리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나타나자마자 히로토들에게 그렇게 선언했다.  
아무래도 천국 대신에 기다리고 있던 건 윤회전생인 것 같다. 게다가 이 세계라니 놀랐다.

"물론, 너희는 내 의뢰를 거절할 수 있다. 그 경우는, 통상의 경우대로 전생의 기억을 잃고 '지구'의 어딘가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희망하는 자는 지금 나와라."  

히로토는 그 조건을 거절할 녀석이 있겠냐, 싶었지만 한 사람 거절하는 사나이가 있었다. 히로토는 그 남자로부터 떨어져 있었으므로, 뭘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럼, 통상의 윤회로 돌아가라."라고 신이 말하자 사라졌으니 거절했을 것이다.

물론 히로토는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신님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특별한 힘이라는 걸 받아서 새로운 세계에서 새로운 가족 아래에 태어나 행복해진다. 이만큼 희망에 찬 전개는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그럼 이름을 부른 사람은 내 앞에 서라. 엔도 카야."

"시호인 마코토."

"나루세 나루미"

"카이토 카나타."

"미나미 아사기."  

그렇게 차례로 이름이 불리고 신에게 특별한 능력과 운명, 행운을 받아 방 밖으로 나간다. 나루미의 이름도 불렸다.  
하지만, 히로토 이름은 모여 있던 사람들이 절반 정도가 되어도 좀처럼 불리지 않았다.

"아마미야(天宮) ......? 아메미야(雨宮) 히로토."  

순간 불린 줄 알았지만 다른 것 같다. 히로토와 무척 비슷한 이름의 사람이 신님 앞에 섰다.

"아메미야(雨宮) ......?"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었다. 같은 학교라면 반이 달라도 이렇게까지 이름이 비슷하면 알만도 한데.  
우연히 함께 탔던 승객이나 승무원일까? 나이는 십대 후반처럼 보이고......키나 체격까지 비슷하다. 여기에 얼굴까지 닮았으면 도플겡어거나 생이별한 형제일지도.

히로토가 그렇게 관찰하고 있으니, 아메미야 히로토는 다른 사람은 받은 특별한 힘은 하나나 둘, 많아야 셋인데 비해 무려 여덟 가지나 되는 특별한 힘을 받았다. 게다가 그 여덞 개 모두 상당한 수준. 거기에 운명과 행운도 둘씩이나 신님이 하나로 모아 건냈다.  
힘을 여덟 개나 받다니, 저게 신의 사랑을 받는 인간이란 녀석일까,하고 히로토가 생각하는 동안에도 신은 계속해서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그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신님은 자신의 손에 특별한 힘이 남아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일을 마쳤다는 듯 크게 숨을 토했다.

"응? 너는?"  

그리고 겨우 히로토의 존재를 깨달았다.

"아마미야 히로토입니다." 

의아해하는 신에게, 히로토는 이름을 밝혔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신님을 놀라게 하였다.

"아마미야 히로토? 아메미야, 아메미야가 아니라? 성은 하늘 천자에 집 궁자를 써서 아마미야, 이름은 박식한 사람이라 써서 히로토?"  

글자 하나하나를 말하며 이름을 확인하는 신에게, 히로토는 싫은 예감을 느끼면서도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신의 신음성이 들려왔다.

"이런 ...... 비슷한 이름이라 착각했다. 너를 아메미야 히로토와 동일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네게 줄 특별한 힘을 모두 아메미야 히로토에게 주고 말았다. 게다가 네 운명도, 몸을 지킬 행운까지 그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설마했던 실수였다. 히로토의 이름을 불렀던 것처럼 들린 것은 그것 때문이었던 듯하다.

"하지만 아메미야 히로토는 이미 여기 없으니 네 몫을 돌려 줄 수도 없고, 네게 주어지려던 힘을 다시 준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행운도 운명도."

"그건 즉, 저만 아무것도 없이, 맨손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뜻인가요?"

"아니, 마이너스부터 시작이다. 우연이나 운명의 장난에 의해 도움받을 일도 없고, 행운이 뒤따를 일도 없을테니."  

제로부터 시작은커녕 마이너스로부터의 스타트. 이건 너무하지 않아?

"그럼, 그만두겠습니다. 아까 그 사람처럼 평범한 윤회로 돌아가겠습니다."  

이 세계에 전생해도 고생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이세계 전생을 포기하려 했던 히로토에게 신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의사 확인 시기는 지났다."
"......진짜요?" 

하지만 이미 거부권은 없었다. 이런 일이 허용되냐고, 히로토는 항의하려 했으나 서서히 자신의 몸이 빛에 감싸여 가는 것을 눈치챔과 동시에 의식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환생할 때가 온 것 같구나."  

그런! 나만 아무 것도 없다니 너무하지 않습니까!

"대신, 네 영혼에는 다른 전생자와 달리 커다란 '빈 틀'이 있다. 그 공간에 특별한 힘 대신 거대한 마력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마법에 대한 적성이 없으니 앞으로 전생할 세계인 '오리진'에 존재하는 속성 마법은 습득 할 수 없겠지만. 그렇게 보면 재능을 썩히는 것 같군."  

설마 그게 위로! ? 마력이 있어도 마법은 쓸 수 없다고. 정말로 보물을 가지고도 썩히는거잖아!

"네게는 정말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힘과 운명, 행운이 없으니 너는 아주 고생할테고,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지도 못한다. 마법을 사용할 수 없으니 장래도 한정된다 . 전생 이상의 고독에 시달리며, 폐색감에 허덕이면서 시달릴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누군가를 원망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살았으면 싶구나."  

무리한 소리를!
이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아마미야 히로토의 두 번째 인생은 시작되었다.

신...... 로도코르테가 히로토를 보낸 이세계의 이름은 '오리진'. 지구와 무척 닮았으나, 과학과 마법이 융화된 세계였다.  
'오리진'에서 다시 태어난 100명의 전생자들은 지구와의 차이에 당황하면서도 새로운 부모 밑에서 여러가지 행운의 도움을 받아 주어진 특별한 힘을 활용, 운명에 의해 재회하여, 인정받았다.  
전생에 대해서는 전생자들만의 비밀로 하게 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들은 100인의 용사라 불린다. 

101명째를 제외하고.

로도코르테는 지구와 오리진을 포함한 여러 세계에서의 영혼의 윤회를 관장하는 신이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직접 신앙받는 일도, 성직자에게 신탁을 내리는 일도 없으며, 세계에 강림해 기적을 일으키는 등의 개입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할 수 있는 건 영혼의 윤회전생을 관리하며 극히 드물게 간섭하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로도코르테는 그런 식의 간섭은 거의 하지 않는다.  
윤회 전생의 시스템은 무척 잘 만들어져 있어, 로도코르테의 조정이 필요한 상황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가 윤회전생을 관리하고 있는 세계 중 한 세계가 다른 세계와 비교하여 뒤쳐졌던 것이다.

다른 세계가 순조롭게 발전하는 가운데 문제의 세계만이 오랫동안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었다.  
마법, 무술, 문학, 화학, 공학, 예술, 음식. 여러가지 분야에서 발전과 쇠퇴를 반복했다. 
국가도 마찬가지로 전쟁을 거듭, 천년 이상 지속된 나라가 없다. 가끔 영웅의 출현으로 인해 국가간의 전쟁에서 이긴 나라가 강대국이 되었으나 금방 피폐해진 국내를 다스리지 못해 소국으로 분열되어 다시 전쟁하는 일의 반복.  

혹은 나라 간에 평화가 유지되고 있더라도 강력한 마물의 출현 등으로 인해 전쟁보다 큰 피해가 생긴다.  
그 세계를 직접 관리하는 사람들을 이끄는 신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전, 이세계에서 건너온 미친 마왕으로부터 세계를 구하기 위해, 마왕과는 또 다른 이세계로부터 소환한 용사들과 함께 싸운 이후 아직까지 힘을 거의 되찾지 못했다 . 그 중에는 소멸해버렸다거나,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신으로서의 지위를 잃어버린 신마저 있는 형편이었다.  

이 세계를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게 해야했다. 지금은 정체로 끝나고 있지만, 뭔가를 계기로 단숨에 쇠퇴와 붕괴에 빠질지 모른다.  
그리고 관리하는 세계의 감소는 윤회 전생하는 영혼의 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로도코르테에게 있어서도 위기였다.  

어떻게하면 좋을까 생각하던 로도코르테는 다른 이세계를 관리하는 신에게서 어떤 소문을 들었다.  
다른 세계의 영혼을 전세의 기억과 치트급 능력을 주어 전생시켰더니 세계가 놀랄만큼 발전하여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소문이었다. 

믿기 힘든 소문이었다. 단 한 사람이 전생의 기억과 치트급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세계에 거기까지 큰 영향을 준다니.  

하지만 이 전례는 시험해볼 가치가 있다. 문제의 세계에서는 마왕과 싸우기 위해 신들이 이세계에서 몇몇의 전사를 소환했었다. 그 소환은 살아있는 이세계인을 직접 소환하는 타입으로, 치트같은 가호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그들은 마왕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물론 마왕과의 싸움에서 대부분의 용사가 목숨을 잃었지만 그 짧은 기간 중에도 몇가지 성과를 남겼다.  

그리고 이 시도를 실행에 옮기기엔 마왕이라든가 사신 등이 없는 지금이야말로 기회다. 신과 맞먹는 초상의 존재와 싸울 일이 없다면, 그리고 치트 능력까지 받는다면 용사들은 보다 큰 성과와 발전을 세계에 남길 것이다.  

다행히도 그의 권능을 활용하면 죽은 영혼을 문제의 세계로 보내, 전생시키는 것쯤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치트 능력에 관해서도 지금까지 모아왔던 신의 힘을 쓰면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전생하는 게 한 명뿐이어서야 어쩐지 불안하다. 만약을 위해 백 명 정도 보낸다.  

그리고 로도코르테가 준비가 마쳤을 무렵, 타이밍 좋게 백 명 정도의 일본인이 죽었다. 그가 들었던 소문으로는 전생한 영혼의 전생는 과학 기술과 경제가 발전한 독특한 문화를 가진 섬나라 출신이었다고 한다. 일본과 조건은 부합.

신이 무슨 일을 하든 제지할 사람도 없었으므로, 로도코르테는 배에서 죽은 영혼 중에서 악인을 제외한 일본인들의 영혼을 전생시키기로 했다. 

단, 문제의 세계와는 다른 또 다른 이세계, '오리진'으로. 

로도코르테는 만전을 기해 영혼들에게 경험과 지식을 쌓게 만들기 위한 훈련대로서 오리진을 택한 것이었다. 
그리고 오리진에서 두 번째의 인생을 마친 이들에게 새로운 힘과 운명을 주는 등의 조정을 한 뒤 문제의 세계에 다시 전생시킨다.

이렇게까지 신중을 기했으니 분명 잘 되겠지.
​하지만 이런 일엔 익숙하지 못한 로도코르테는 작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 실수가 두고두고 그의 계획에 영향을 줄 거라고는, 신인 그라도 예견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전조라는 듯, 로도코르테의 앞에 두 번째 인생을 마친 전생자의 영혼이 나타났다. 전생한 순서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천수를 다한 것 치고는 너무나 빠른 재회였다. 하지만 그 영혼이 제일 먼저 나타날 거라는 건 로도코르테도 예상했다.

"역시 천수를 다하지 못했나, 아마미야 히로토." 

나타난 것은 101번째 전생자. 힘도 운명도 행운도 없는, 아마미야 히로토의 영혼이었다.

로도코르테 앞에 다시 나타난 아마미야 히로토의 영혼은 슬플 정도로 상심하고, 그리고 불길한 마력을 두르고 있었다.

"죽인다, 그놈들을 다 죽이고, 다시 태어나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너도!"  

히로토는 로도코르테가 신이란 것에 개의치 않고, 덤벼들었다.  



오리진에서 아마이야 히로토는 한 군사 국가에서 태어났다.  

축복받은 삶은 살 수 없을 거라는 로도코르테의 말대로 그는 태어났을 때부터 불우했다.  
어머니는 창녀로, 친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 전에 어머니를 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새 남자를 만나, 그 남자가 아직 아기였던 히로토를 술값을 위해 파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다.  

히로토를 산 것은 정부의 비합법적인 연구를 하는 연구소. 거기서의 검사에서 히로토가 오리진에서 사용되는 마법에 그 어떤 범인보다 적성이 낮다는 것이 밝혀졌다.  

오리진에서는 땅, 물, 불, 바람에 더해 빛, 생명, 공간의 힘을 쓰는 7속성의 마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 일곱 속성 중 최소한 하나와는 상성이 좋은 속성이 있다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히로토는 상성이 좋은 속성은커녕, 적성이 있는 속성조차 하나도 없었다. 
즉 상식을 넘어선 범인 이하의 열등아라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소의 인간들은 히로토가 보통 사람을 훨씬 능가하는 막강한 마력의 소유자임을 깨달았다.  
어느 속성에도 적성이 없는데 마력은 높다. 이것은 연구자들에게 커다란 모순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 한 명이 불현듯 생각해낸 것이다.

"이 피실험체는 상성이 좋은 속성이 없는 게 아니라, 이 피실험체와 상성이 좋은 미지의 속성을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 한 게 아닐까?"  

이를 계기로 그들의 연구가 시작되어, 히로토가 전세의 기억을 되찾은 것도 이 무렵이었다.  
수년에 걸쳐 인체 실험을 거듭한 결과, 그들은 죽음이란 여덟 번째 속성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히로토에게 새로 발견한 죽음 속성의 마법을 습득시켜 뇌를 포함한 인체 개조를로 연구와 실험을 거듭했다.

"죽어어어어어!"  

히로토가 놓인 환경은 비참하다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전생의 기억을 되찾았을 때에는 이미 체내에 폭약이 심어져, 목숨은 그들의 손 안. 그리고 주위에 있는 것은 히로토를 인간이 아닌 실험 동물로밖에 보지 않는 연구자들.  

말하기나 문자의 읽고 쓰기 같은, 히로토에게는 이제와서 배울 필요도 없는 기본적인 교육은 받았지만, 자유는 전혀 없었다. 
괜히 반항적인 태도를 취하면, 전기 충격을 받아 바닥에 쓰러져서 경련하는 것밖에 할 수 없다. 영양은 있지만 죄수들이 먹는 것보다도 검소한 식단과 연구자가 말하는 대로 할 것을 요구받는 실험의 날들.  

히로토가 죽음 속성의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어도, 그는 연구소에서 나갈 수 없었다.  
히로토는 필사적으로 죽음 속성의 마법을 익혀 힘을 손에 넣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건 히로토의 노력과 다른 속성에 적성이 없는 사람만이 익힐 수 있다는 죽음 속성의 특성 때문이었다. 

몇 개의 마법을 개발한 히로토는 연구소와 연구자들, 그리고 그들이 속한 국가에 기여했다.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히로토의 노력에 보답하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히로토의 유용성을 인정함과 동시에 그의 반항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건 히로토가 도움이 되면 될수록 점점 커져갔다.  


체내의 폭약은 심장뿐만 아니라 뇌에도 심어졌고, 몸통에는 도망 방지용 GPS, 오른쪽 안구는 특수 카메라가 내장된 의안으로 교체되어, 귀와 입 안에는 어떤 작은 혼잣말도 놓치지 않도록 특수 도청기가 심어졌다. 
필요 이상으로 체력을 기르지 못하도록 식사는 더 제한되었다. 방은 비좁았고 실험할 때를 제외하고 나오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죽음 속성의 마법을 보다 더 잘 다룰 수 있게 한다고, 마력을 보다 더 높이기 위해서란 명목으로 신체를 개조했다.  
동료를 만들어 탈주나 반란을 꾀하지 못하도록 그의 주위에 특정 인간이 오래 있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직접 지시를 내리는 오퍼레이터도 자주 교체되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뇌에 비인도적인 처치를 하여, 몸과 마력의 컨트롤을 끊어 자신들의 인형으로 만들었다.  
그때의 히로토는 아직 열살도 채 되지 않았었다. 그 때부터 그는 자신의 의사로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지옥에서 십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런 상태가 약 십년간 이어졌지만 그래도 히로토의 정신이 망가지지 않고 있을 수 있었던 건 그의 죽음 속성에 매료되어 모여든 망자들의 영혼들의 위로와, '그녀'들이라면 이 지옥에서 자신을 구해줄 거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로토는 죽고 버렸다.  

전임자를 웃도는 성과를 내려던 신임 연구자의 무모한 실험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히로토는 죽었기에 자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가 가진 마력의 주도권이 육체의 죽음으로 인해 히로토의 영혼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히로토는 증오가 움직이는대로 자신의 육체를 언데드화하여 날뛰었다.  
자신의 인생을 희롱한 녀석들을 죽이고, 목숨을 구걸하는 연구자를 걸레처럼 쥐어짰으며, 군 관계자를 실컷 괴롭히다 죽였다 .  

그리고 연구소 관계자 전원을 죽이고 복수를 달성한 히로토의 앞에 나타난 것이, 그리운 얼굴들이었다.

[오오......!]

나타난 수십 명의 모습에 히로토는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의 얼굴을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굴 생김새는 조금 변했지만, 그들 대부분이 전세에서 같은 반이었거나 같은 학년의 학생, 그리고 인솔 교사라는 것을 히로토는 알 수 있었다.  
그 중에는 그 나루세 나루미도 있었다. 

히로토와 마찬가지로 오리진에 전생한 한 동료들. 그녀들이야말로 히로토의 희망이었다.  
분명 언젠가 동료들이 자신을 찾아줄 것이다. 언젠가 반드시 구하러 올 것이다. 히로토는 요 이십 년간 쭉 그렇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꽤나 늦었다, 라든가 불평은 하지 않겠다. 이렇게 다시 만난 걸 기뻐하며 앞으로 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하자. 분명 할 수 있을 거다, 이렇게 많은 동료들이 구해주러 왔으니까. 히로토는 기쁨과 희망에 복받쳐 부르르 몸을 떨며 그들의 향해 한 발짝 발을 내디뎠다.

"전원 공격 개시!"  

하지만 그런 히로토을 향해, 동료들의 리더로 보이는 청년의 호령과 동시에 공격 마법이 쏟아졌다.

[기다려! ? 왜 나를 공격하지!? 나는 동료야, 나는 동료라고!?] 

히로토의 외침은 쏟아지는 업화에, 바람의 칼날에, 살을 가르는 냉기에, 번개에 지워졌다. 동료들을 향해 무경계로 접근하던 히로토는 그들의 공격 마법에 속수무책으로 상처를 입고 쓰러졌다.

"맥빠지네. 흉악한 언데드가 발생했다고 들었는데."
"뭐어, 우리 백 인의 용사 중 서른 명이서잖아, 고전할 리가 없지."  

쓰러진 히로토의 머리 위에서 , 귀에 익은 목소리가 대화를 나눴다.  
백 명? 백 명이라고? 틀려! 101 명이다. 나도 넣어서 101명!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이미 목이 찢겨졌기에 신음 소리를 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오른팔은 검게 타서 탄화되었고 왼팔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다리는 어느샌가 떨어져, 왼쪽 다리는 시계의 구석에서 살점만 남아있었다 .  
머리도 몸도 심한 모습이다.

"고전하지 않았던 건 이 언데드가 방심했기 때문이야. 죽음 속성의 마법...... 무서운 마법이네."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안구로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니, 거기에 나루세 나루미가 서있었다. 전세의 모습보다 더욱 성장해 소녀에서 성인 여성이 되어있었다.

"아아, 그도 이 연구소의 희생자다."  

그녀의 옆에, 명령을 내리던 리더 격의 청년이 서있었다. 두 사람의 거리에서 히로토는 청년과 나루미가 친밀하다는 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분명, 우리가 죽여줬으면 하겠지."
"그러네, 히로토."  

히로토 ......? 히로토? 아메미야 히로토!? 이 자식이 아메미야 히로토! ?

"적어도, 이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소멸시키죠."
"그게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겠지. 나루미, 내게 맞춰."  

웃기지 마! 왜 네가 거기에 있지! ? 내 몫의 힘과 운명, 행운까지 가져가버린 주제에! 어째서 그런 네가 영웅의 얼굴로 내 목숨을 끊으려하지?
어째서 너야, 왜 하필이면 네가! 

내 두 번째 인생이 이렇게 비참했던 건 다 너 때문인데! 백 인의 용사라고? 나만 따돌리고, 나를 죽이려는거냐?! ?  

소리없는 소리로 욕설을 던졌지만, 히로토와 나루미의 손에서 쏘아진 눈부신 빛에 저항하지도 못하고, 히로토는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전부 다 모두 네 탓이다! 뭐가 신이냐,  뭐가 제2의 인생이냐, 너는 나를 전세 이상의 지옥으로 밀어냈을 뿐이잖아!"

검은 안개 같은 것을 두른 히로토의 주먹은 로도코르테에게 스치지도 않는다. 이것이 인간과 신의 차이라는 것일까.

"네게는 정말 심한 짓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전과 같은 말을 하며 로도코르테는 미쳐 날뛰는 히로토의 영혼에 그가 안고 있는 사정을 전했다. 신의 힘으로 전달받은 정보는 순식간에 히로토의 머리 속으로 침투했다.

"......세 번째가 있다고?"
"그렇다. 이건 너희가 오리진에 전생했을 때, 이미 정해져 있던 일이다. 이번에는 거절할 기회도 없는데다, 내가 멈출수도 수도 없다."  

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불합리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히로토에게 그 이야기는 희망이었다.

"그런가 ......그렇다면 다음 세계에서 그놈들을 죽여버리겠어! 나를 죽인 녀석들은 한 놈도 남김없이 죽여주마! ​내가 가장 먼저 죽은 거겠지!? 그럼 내가 가장 먼저 두 번째 전생을 하겠지. 그렇다면 내가 가장 유리하다. 이번에는 이쪽이 놈들을 죽여주마! "  

먼저 어른이 되어 힘을 기르고, 뒤에 전생해 올 아메미야 히로토 일행들이 아직 아이일 때 찾아 죽인다! 그것이라면 특별한 힘을 가지지 못한 자신이라도 가능할 것이다.

"자, 빨리 조정이란 걸 해라. 신! 이번에야말로 행운도 운명도 있는 거겠지? 왜냐하면 내가 가장 먼저 죽었으니까, 누군가와 착각할 일은 이제 없겠지!" 

"......네게 줄 힘은 없다."  

하지만 로도코르테는 히로토의 영혼을 가볍게 누르듯이, 손바닥으로 밀어냈다. 

"에?"  

그것만으로 히로토는 서서히 가속하면서 어딘가로 떨어져간다.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조정은 새로 뭔가를 더하는 일. 하지만 네게 힘을 줄 수는 없다."
"어째서!? 또 나만 아무것도 없다니, 어째서냐!?"
"네가 다른 전생자를 죽이게 둘 수는 없으니까."  

로도코르테는 점점 작아져가는 히로토에게 말을 걸며,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네가 다른 전생자를 죽이면 세계의 발전에 지장이 생긴다. 너의 오리진에서의 죽음은 불행이 축적된 결과. 아메미야 히로토들이 네 존재를 끝까지 알아채지 못했던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너는 납득하지 않겠지."  

히로토는 배에서 죽은 뒤 오리진에 전생하기 전까지 영혼들이 모여있던 장소의 가장 끄트머리에 있었다. 그 탓에 히로토가 있는걸 아무도 보지 못했다.  
더욱이 영혼들 중에 한 명, 전생을 거부한 사람이 있었다.  

결정타로 히로토가 전생한 건 마지막.

그 탓에 아메미야들은 히로토가 없어도 '운 좋게 살아남아, 자신들처럼 죽지 않았다.' 아니면 '그 사람처럼 전생을 거부했다'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더욱이, 재회했을 때의 히로토의 모습은 거듭된 인체 실험 탓에 얼굴이 완전히 바뀌면서 나루미도 알아보지 못했다.

"모두 내 부주의가 초래한 불운이다. 포기하지 말고 누군가를 원망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살아주길 바랬지만, 그게 불가능한 인생을 걷고 말았지. 너는 오리진에서 죽음 속성의 발견과 새로운 마법의 발전으로, 오리진의 발전에 기여했다. 그런 너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고 세 번째로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을 알면서도 전생시키는 걸 용서해주길 바란다."  

용서할 리 없다는 의사가 멀어지고 있는 히로토의 영혼에서 발산되는 것을 느낀다.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네가 죄를 짓기 전에 어리석은 복수를 포기하고 자해하도록 하는 것 뿐이다."  

그러자 로도코르테의 손에 진흙 같은 것이 출현한다. 그리고 그건 다음 순간 히로토에게 명중하고 있었다.

"!!!! ???"  

격통에 절규하는 히로토에게 로도코르테는 고했다.

"그것은 저주다, 절대 풀 수 없다. 이 저주에 의해, 너는 새로운 세계에서도 힘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네 번째 생에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전부 지우고, 통상의 윤회로 되돌릴 것을 약속하마. "  

로도코르테의 반갑잖은 약속에 반박할 할 새도 없이, 히로토의 의식은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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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는 싫은 죽음속성 마술사
작가 : デンスケ
원작 : http://ncode.syosetu.com/n1745ct/
번역 : silver lining(greenwi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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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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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20/06/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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