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lining's tapestry

2016년 1월 9일 토요일

이세계 전성 ~용의 혈맥~ 1장, #004. 공주라고 불러!

#004. 공주라고 불러!


"호오, 이 아이가 네 아이인가?"

마법부의 최심부, 책과 서류에 파묻힌 방에서 루퍼스 씨는 살고 있었다.
민머리에, 덥수룩한 하얀 수염. 카사리아 왕국의 정점에 선 마법사치고는 잘난 체하는 모습도 없다. 연세는 무려 310세. 고위 마법사는 수명이 길다고 한다.

"오랜만입니다."

꾸벅 고개를 숙이는 아가사. 따라서 리아도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네 딸을 감정해달라?"
"네, 우선은요."
"음."

고개를 끄덕인 루퍼스는 지팡이를 들고 어째선지 묘한 포즈를 취했다.

"감정!"

그리고 외쳤다.



"음, 모르겠는데."
"…성실하게 해주세요."

아가사는 한숨을 쉬고, 리아는 휘청했다.

"성실하게 하고 있다만. 마법 자체는 발동했으니 아마 저항 레벨이 8 이상, 또는 그것에 준하는 기프트를 가지고 있거나겠지."
"그렇다면, 간파 무효의 기프트인가요?"
"이정도로 강력한 기프트라. 그럴지도 모르겠군, 천년도 다시 다가오고 있고."

심각한 루퍼스의 중얼거림에 아가사가 다소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설마, 이 아이는 용사인가요."

용사. 마족과 싸우기 위해서 역사 위에 나타나는 상식을 넘어서는 존재.
혹은 돌연변이, 혹은 다른 세계에서 소환된 이.
천년만의 마족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존재다.

"용사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군. 마력만으르도 이미 너를 넘어섰다."

감정과 별도로 마력 감지라는 스킬이 있다. 이것은 수치화는 불가능하지만 마력의 크기를 알아볼 수 있는 것으로, 아가사도 가지고 있었다.
리아는 아직 없다.

"분석 마법을 써도 자세하게는 알 수 없어. 어찌된 일인지."

흐음,하고 신음하는 루퍼스에게 아가사는 우물쭈물 말을 걸었다.

"저, 감정이 효과가 없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것보다 봐주시길 원하는 것이 있어요."
"호오?"

리아의 옷 부분을 열어 가슴의 4장의 비늘을 보여주었다. 루퍼스는 괴짜이긴 해도 변태는 아니기 때문에, 유녀의 가슴에 반응하지 않는다.

"이건비늘? 하지만 그렇다면…용인? 아니, 그렇더라도."
"역사상 유명한 용인이라면 제국의 무제 류 크레이아나 님, 카사리아의 시조 레이테 아나이아 님이 있었죠."

모두 전설에 남을 위인이며 양쪽 모두 여성이었다.

"레이테 아나이아님의 핏줄에서는 드물게 용인이 태어난다고 들었습니다. 이 아이가."
"흠. 설마 그 점이 이런 결과로 올 줄은…."

왠지 리아가 모르는 부분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그 탓에 무료해진 리아가 방에 늘어선 책의 책들을 보고 있자니 꽤 멋지게도 불길한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네크로노미콘이라니 어디선가 들은본듯한 마음인데.'

잠깐 읽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아마도 허가해주지 않을거라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역시 폐하께도 이야기할 수밖에 없겠군."
"그렇군요. 본의는 아니지만요."

왠지 불온한 분위기다.



그리고 또 며칠이 평온하게 지나갔다.

리아는 매일 목도를 휘둘렀고, 아가사에게 마법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역시 그 내용은 조금 바뀌어 있었다. 그때까진 없었던 진지함이 배어있다. 가르치는 쪽에서 살기가 느껴진다.
그것은 느낌은 익숙한 것이었다. 전생에서 검술의 극치를 엿볼 때 스승이 분명 그런 분위기를 발하고 있었다.

아가사가 가르치는 것은 바로 살아남기 위한 마법이었다. 그동안 살아가는 데 편리하고 소중한 마법이었는데 반해, 이제부터는 싸우는 데 필요한, 순수하게 살아남기 위한 마법. 육체 강화, 치유 지속, 마비 내성, 독 내성, 수중 호흡과 같은 긴급한 경우를 대비하는 마법이었다.

그것에 대응됐는지, 용의 혈맥도 활성화했다. 육체 강화의 선물을 대량으로 각성하고 생명력을 높이는 기프트가 추가되어 나갔다.
이 세계의 용은 신과도 같은 존재지만, 그 일부가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보름이 지났다.

전조는 계속 느껴지고 있었다.
단지 그 날, 평소보다 호화로운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고, 아가사와 페이는 분명히 긴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리아가 느끼게 않게 하려고 하고 있었다.
이미 뭔가 있다는 듯한 기분이다.

정말 버림받거나 해도 살아남을수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울어버릴 것 같다.

"엄마, 무슨 일이야?"

한껏 순진한 체하며 그렇게 물어도, 아가사는 애매하게 웃는다.

"아무것도 아니란다. 내일은 다시 외출이니까 많이 먹으렴."

아아, 과연. 리아는 납득해버렸다.

이것은 최후의 만찬인 것이다.

아마도 버려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딘가…그야말로 용자 양성 시설같은 곳으로 보내지는 것은 아닌지.
지금까지의 흐름에서 추측하자면 그렇게 빗나간 예상도 아닐 것이다.

가슴이 아팠다. 전생의 기억이 있다고 해도 이 몸은 아직 5세. 감성은 다감했다.
그래도 식욕을 채우기 위해 접시 위의 밥을 급히 먹었지만 어딘가 무리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상냥한 어머니였다. 리아가 목검을 휘두르며 즐거워하고 있어도 그저 난처한 얼굴로 웃고있던 어머니다.
페이도 언니 같은 존재였다. 어느 쪽인가 하면 아가사보다 페이가 리아의 뒤치닥거리를 봐줬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둘에게서 떠난다고 생각하면….

'뭐, 어디로 보내져도 벗어나면 되겠지?'

생각하기 나름이다. 설마 감옥에 처박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만나러 돌아오고 싶었다.

그렇게 결의한 리아는 다시 식사를 마쳤다. 내일 무슨 일이 있든 배가 고파서는 싸움도 할 수 없으니까.



다음날 오전, 리아는 또 단벌 나들이 옷을 입고 아가사와 함께 마차를 타고 있었다.
교외의 시설이라도 가는가 싶었지만, 그 길은 지난번과 똑같이 왕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단지 마차에서 내린 장소가 달랐다.

"오, 잘 왔다."

기다리던 것은 민머리의 현자 루퍼스였다. 그리고 호위로 보이는 기사가 두 사람, 옆에 함께하고 있었다.

"또 지난번보다 마력이 많아졌군."
"그런가요.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면 모르겠지만요."

그런 대화를 하면서, 성 안으로 들어간다. 하얀 대리석으로 장식된 내부에는 사치스럽게 꾸민 장식이 잔뜩 있었다.

"후아아…."

무의식중에 목소리를 흘렸다. 아마 전생의 유럽의 왕궁에도 이러한 것이 있었겠지.
하지만 현역으로 사용되는 만큼 그 화려함이 다르다.

입을 벌린 채 안쪽으로 들어가는 리아를 어른들은 흐뭇한 듯이 바라본다.
그대로 일행은 계단을 올라가 왕궁의 최심부로 발을 디딘다.



"잘 왔다."

쭉 대신들이 늘어선 알현실…이 아니라 응접실 같은 장소에서 그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루퍼스가 머리를 숙이고, 아가사는 무릎을 꿇고, 기사들은 직립 부동. 리아는 일단 고개를 숙였다.

"편하게 있어도 좋다. 아가사테."
"예, 폐하도 건강하셨군요."

폐하,라니. 폐하라고 말하는 걸 보면 왕이다.
아마 30을 넘어섰을까. 금발 벽안이 이 나라에서는 일반적이다. 얼굴의 조형은 약간의 은총이라도 받은 듯했다.

"그럼 그대가 레이아나?"
"처음 뵙겠습니다, 폐하."

고개를 숙인다. 여기서 우아하게 행동하는 쪽이 오히려 역효과라고 생각했다.

"오, 예의바른 아이로군."

그 판단이 맞았는지 왕은 씩 웃었다. 치근거리긴.

"사랑스러운 아이구나. 얼굴은 어머니를 많이 닮았고…."

흰색을 기조로, 간소하지만 고급스러운 옷으로 몸을 두른 왕은 리아의 앞에서 몸을 굽히고 시선을 맞췄다.

"5살인가? 벌써 세 번째구나. 눈가는 나를 닮았나?"

그것은 분명 아가사와는 닮지 않은 부분이었다.

왕의 얼굴과 비슷하다.
설마 이 문맥의 흐름으로 보면.

"혹시 폐하가 제 아버지신가요?"

왕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단다, 레이아나. 지금까지 고생을 시켰구나."


네.
에에에엣?
고생하진 않았지만. 그럼 그러니까 공주님?!



리아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속으로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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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전성 ~용의 혈맥~
작가 : 彦猫
번역 : silver lining(greenwi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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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20/06/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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