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허,견실을 모토로 살고 있습니다. #014.
제 14화.
여름방학 기간 중엔 귀찮게도 친인척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당연히 아이도 있고, 아니, 오히려 아이들만 있을 때가 많지만 거기에는 제 천적이 있습니다.
"타카테루 오라버니~. 보고 싶었어요!"
…제 오라버니께 달라붙는 저 아이는, 고모의 딸이자 저보다 한 살 어린 코토우 리리나.
말하자면 저희들의 사촌 여동생입니다.
"리리는, 계속 타카테루 오라버니를 보고 싶었어요. 왜 리리를 만나러 오시지 않으셨나요?"
"학교가 바빴거든"
"에~, 그래도 리리가 만나고 싶었는데! 그 대신 오늘은 쭉 리리랑 함께 있어주세요!"
"……."
"그럴게. 레이카도 같이"
완전히 저를 무시하고 있던 리리나가 겨우 제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아, 레이카 양. 있으셨네요."
"평안하신가요, 리리나 양."
있었어요! 오라버니 옆에, 제대로!
게다가 너, 오라버니를 끌어앉을 때, 일부러 나를 밀쳤겠다.
으〜 이 녀석, 귀엽지 않아!
리리나는 독자라 오라버니를 원해서, 예전부터 저의…오라버니께 찰싹 달라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언니인 저는 필요없는 것 같습니다.
흥!
"저기, 타카테루 오라버니. 저쪽에서 이야기해요. 리리, 타카테루 오라버니께 말하고 싶은 일이 엄청 많이 있다구요.:
그러고는 제(!) 오라버니를 힘차게 끌고 갑니다.
떨어진 저는 홀로 외톨이.
참습니다. 저는 어른. 저는 어른입니다.
연하의 치기 따위에 화를 내다니 점잖지 못하지요.
어차피 오늘 하루의 일이니 상관없습니다. 빌려 줄께요. 레・이・카・의 오라버니를!
"레이카도 오렴."
오라버니가 돌아서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우아앙~, 오라버니!
적은 교묘하게도 이인용 소파에 앉아 확실하게 오라버니의 옆자리를 확보했습니다.
화제는 리리나의 자랑 일색입니다.
어디어디에 갔다든지, 뭐를 사줬다든지, 발표회에서 칭찬받았다든지.
상냥한 오라버니는 웃는 얼굴로 그것을 들어주고 계셨습니다.
"아, 리리도 오라버니와 같은 학교에 가고 싶었어요. 그럼 항상 같이 있을 수 있었을 텐데."
서란 초등학교는 입학조건 중에 통학거리 한 시간 이내라는 제한이 있어서, 리리나는 서란에 입학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안심하고 있습니다. 같은 학교라니, 절대로 사양인거에요.
그 후에도 리리나의 자랑은 계속됐습니다.
제 존재를 통째로 무시하면서요.
처음 리리나를 만났을 때는 저도 어린 사촌동생과 사이좋게 지내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처음부터 저를 방해자로 인식했는지 항상 적대시해서 결국에는 저도 친해지자는 생각을 접게 되었지요.
정말로, 무시하고 비꼬고 정말 싫은 거에요.
적어도 싸움은 사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무언의 눈빛의 불꽃은 멈출 수 없는 겁니다.
시원하고 온화한 얼굴에 성격까지 부드러우신 오라버니께서는 리리나 이외의 친척 아이들에게도 물론 인기가 높으십니다.
문제는 서서히 오라버니의 주위에 아이들이 모여들자, 리리나의 기분이 급강하하는 것 같습니다만...
사방을 노려보며 위엄으로 누르고 있습니다. 무섭네요.
그런 아이들 중에서도 중, 고교생 여자아이들은 리리나의 최대 라이벌입니다.
순수하게 오라버니를 존경하는 아이도 있지만, 이 아이들 중에는 부모에게 부추김을 받고 있기라도 한지, 킷쇼우인 가문 상속자의 배우자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도 있으니까요.
"오랜만입니다, 타카테루 님. 절 기억해 주셨나요?"
"물론 기억하고 있어. 카스미 씨."
"저도 뵙기를 기대하고 있었답니다, 타카테루 님."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마야 씨. 여전히 건강해보이시네요"
"잠깐! 내가 타카테루 오라버님과 말하고 있었어! 끼어들지 마!"
리리나가 오라버님의 팔에 매달리며 외쳤습니다.
"리리나 양, 여전히 재미있으시군요. 그래도 타카테루 님을 곤란하게 하시면 안 된답니다."
"무슨 말이야! 타카테루 오라버님이 곤란해 하실 리 없다구요! 타카테루 오라버님은 리리를 좋아하시니까! 제멋대로 말하지 마! 저리 가!"
결국 리리나가 짜증을 냈습니다.
작은 아이의 농담으로 흘려들으면 좋겠지만, 평소 리리나의 제멋대로에 크든 작든 모두 피해를 입고 있어서 씁쓸히 여기고 있는데다 오라버니와 친해질 수 있는 귀한 찬스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여자아이들과 리리나는 자주 대립하고 있습니다. 힘들겠죠.
"타카테루 님, 방학 숙제 중에 모르는 부분이 있는데, 수학을 가르쳐주시지 않겠나요?"
"뭐~? 학원이나 가정교사한테나 물어봐!"
"당신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타카테루 님, 안 될까요?"
"우음, 그렇네. 그럼 조금 괜찮아. 달리 숙제를 가져온 애들이 있으면 함께 하자."
"타카테루 오라버님!"
"리리나 씨는 숙제 가져오지 않았니? 그럼 저쪽에서 그림책이라도 읽는 게 어떠니?"
"뭐라고요! 그림책 같은 걸 읽을 나이가 아냐!"
작은 아이들이 리리나들의 싸움에 떨고 있었으므로, 불러서 미리 준비해둔 장난감으로 놀아줍니다.
여자들의 싸움은 무서워서 저는 몰래 전선 이탈. 오라버님, 파이팅이에요.
자, 그럼 알기 쉬운 카드 놀이라도 해볼까요?
"리리나, 진정하렴. 리리나도 옆에 있어도 좋으니까. 다만 착하게 있어줄래?"
"하지만! 타카테루 오라버님은 리리의 타카테루 오라버님인데! 어떻게 이 사람들과 똑같아요!"
리리나는 오라버니를 독점할 수 없는 것을 아무래도 못 참는 모양입니다.
"리리의 타카테루 님이라뇨. 타카테루 님에겐 레이카 님이라는 어엿한 여동생이 있잖아요. 타카테루 님은 레이카 님의 오라버니세요."
아, 그건 금구인데요.
제일 듣고 싶지 않던 말을 들어서, 리리나는 억울함에 부르르 떨며 왠지 저를 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니아니, 말한 건 제가 아닌데요.
"너희들, 절대 용서 못해! 어머님한테 이를 거야!"
얼굴을 붉히고 울먹이며 외치고서 리리나는 방에서 뛰쳐나갔습니다.
"내가 리리나랑 말해볼테니 너희는 먼저 숙제하고 있을래?"
오라버니가 리리나의 뒤를 쫓아가면, 남은 아이들이 일제히 불평하기 시작했습니다.
"뭐야. 고집도 적당히 부려야지."
"타카테루 님이 상냥하다고 기어오르기는."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부모에게 이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니까! 정말!"
모처럼의 오라버니와 친해질 기회를 빼앗겨서 불만대폭발인 겁니다.
"레이카 님도 그 아이에게 눈엣가시가 되시다니 화나시죠?"
"그래요, 아까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요."
앗, 이쪽으로 불똥이 튀었습니다.
"매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저는 신경 쓰지 않는답니다. 리리나 양도 외동이라 외로운 거겠죠."
무난한 대답을 해둡니다.
여기서 함께 불평하면 훨씬 귀찮은 일이 될 것 같으니까요.
제가 함께하지 않아서일까요, 그녀들은 못마땅해 하면서도 저 없이 리리나에게 불평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서워라.
사실 리리나도 연하니까, 그만하게 지원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아무래도 리리나의 좋은 점이 떠오르지 않아서 못 들은 걸로 했습니다.
이러니까 친척 모임은 피곤하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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