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lining's tapestry

2015년 11월 29일 일요일

겸허,견실을 모토로 살고 있습니다. #008.

제 8화.


여름파티가 이루어질 장소에는 이미 사람이 꽤 모여 있었습니다.

"와아~"

감동을 받아 바보같이 멍청한 소리를 흘리고 말았습니다.

언니 분들의 형형색색의 드레스가 행사장에 넘치듯 둥둥 떠다니시는데 그것이 여기저기에 장식되어 있는 생생한 커다란 꽃들과 어우러져 마치 꽃 바다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정장을 입은 오라버님들도 물론 언니님들에게는 못 미치기는 하지만 화려하고 멋지시네요.
이것이 바로 피브와느의 환상적인 여름 파티.
모든 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처럼 보여요!

사실 게스트의 대부분이 서란 학원의 재학생이기 때문에 분위기에서도 젊음이 느껴지구요.
지금까지 킷쇼우인 가의 영예로서 가끔 파티에 나갔던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 파티들의 메인은 상류 계급의 이모부님, 이모님들의 파티라서, 정신적으로 피로해지기만 하고 그렇게 즐겁진 않았던 겁니다.

저는 아직 어리기에, 가급적이면 사양하도록 하고 있기도 하구요.
부모님께서는 데려가고 싶으신 것 같지만요.

"레이카? 괜찮아?"
어머, 어머. 저도 참 입이 벌어져 있었나요. 벗겨질 뻔한 가면을 황급히 고쳐씁니다.

"괜찮아요, 오라버님. 그래도 옆에 있어 주시겠나요."
원래는 상대의 팔에 사뿐히 올려야 하겠지만 저는 손에 단단히 힘을 주었습니다. 자켓 옷깃이 구겨졌다면 미안해요.
그렇지만 방심하시면 순식간에 분위기에 휩쓸려 미아가 될 자신이 있다구요?

"봐요, 오라버님. 모두 반짝반짝해서 눈부십니다."
"단순히 샹들리에의 반사광 때문이 아닐까? 라이팅을 계산한 덕분이겠지."

소녀의 꿈에 찬물을 끼얹지 마세요.


파티가 시작되고, 음료 잔을 손에 각각 들고 담소를 나누기 시작하시기에 저는 곧 오라버님께 장미의 아치를 보러 가자고 졸랐습니다.

"꼭 해가 떨어지기 전에 보고 싶어요! 오라버니께서 추천해주셨잖아요?"
"그래그래."

오라버니께 에스코트되어 테라스로 나오면 작은 하얀 분수와 테이블로 셋팅된 서양식 정원 속에 그것이 있었습니다, 장미의 아치!
생각보다도 더 귀엽습니다!
붉은 장미로 만들어진 아치에는 흰 쉬폰의 리본이 묶여 있어서 바람에 흔들리는데 꼭 웨딩 베일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꼭대기에는 벨이!
치고 싶어!

"오라버님! 혹시 이 벨은 울리면 행복해진다는 그 벨인가요?!"
"글쎄, 들은 적은 없지만 ─ ─ 울려보고 싶구나?"
"읏."

이런 귀여운 벨이 있으면 누구라도 울려보고 싶어지는게 당연하죠!
그렇지만 안 될까요. 주변에 사람도 많고.
서민처럼 보일까요?

"와보렴."

오라버님께서 제 손을 끌고 아치 앞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죄송합니다. 여동생이 종을 울려보고 싶어하는데, 괜찮을까요?"

오라버니께서 아치의 가장 가까이에 계시던 선배님께 말을 거셨습니다.
배는 선뜻 자리를 양보해 주셨고 오라버니께서는 제게 "자 어서."라는 식으로 재촉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주목받는 상황에 울리는 건 용기가-!
오라버니, 대담하시네요.

그래도 모처럼의 기회인데 다른 분들의 호의를 거절하기도 그렇고, 울려 볼까요?
혼자서는 역시 부끄러우니까 오라버니께서도 함께.
오라버니는 미묘한 얼굴을 하고 계셨지만 신경 쓰지 않습니다.
둘이서 딸랑딸랑하고 벨을 울리면,"어머나, 꼭 결혼식의 신랑 신부 같네요"라고 들려서, 오라버님은 더욱 미묘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신경쓰지 않으니까요?

제가 들떠서 벨을 울리고 있는 것을 초등과의 여자들이 보았는지 자신들도 울려 보겠다고 찾아옵니다.
그렇죠, 그렇죠.
사실은 모두 울리고 싶었을게 틀림없는 겁니다. 제가 맨 먼저 창피를 당한 덕분이군요!
좋은 일 했어요.

장미의 아치를 즐기고 실내로 돌아오면 그곳에서는 중앙에서 왈츠를 추는 사람들이 계셨습니다!
파티! 왈츠!

"오라버님."

뭔가 눈치를 살피던 오라버님은 제 시선을 피하시더니 뷔페 코너에 가려 하셨습니다.
그러나 오라버니의 팔을 잡고 있는 저는 움직이지 않아요.

"오라버니, 왈츠예요."
"싫어"

즉답인가요?

저는 상류 계급의 소양으로서 사교 춤도 배웠습니다.
오라버니께서도 지금은 배우지 않는 것 같았지만, 물론 과거에 배우셨겠지요.
모처럼 배웠는데 활용할 기회가 없으면 아쉽잖아요? 지금이 기회랍니다.
장미 아치의 벨을 울린 뒤의 저는 이상하게 텐션 높은 상태인 것 같습니다.
평소 같으면 부끄러워서 스스로 춤추러 나간다니 생각하지 않을 텐데 오라버님도 운이 없네요.

"오라버니, 1곡 만이에요. 네?"
귀여운 여동생의 추억 만들기를 도와주시겠어요?

"하아…"
오라버니께서는 크게 한숨을 내쉬시고는 푹 고개를 숙이셨습니다.
"1곡 만이야,"

이겼다!


홀에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왈츠가 흐릅니다.
하나, 둘.. 하나, 둘 셋.
허리를 펴고-, 팔을 낮추지 말 것-, 좋아요! 하나, 둘,. 하나, 둘, 셋.

선생님의 레슨을 떠올리며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천장의 샹들리에가 반짝반짝 빛나고. 마음에 드었던 드레스 자락이 춤을 추며 펼쳐집니다.


아, 정말로 꿈처럼 즐겁습니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

Announcement

Last Updated: 20/06/2015

Thank you for visiting my blog.
I was hoping you'd get a lot of things in here.

The source of all data is offering on the bottom of the post except when its unknown.
Tell us if you found wrong, or disclosed without permission of the author article.
Confirm that it will be corrected immediately.


Blog owners, silver lining (greenwisp)
silver lining(greenwisp).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