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허,견실을 모토로 살고 있습니다. #027.
제 27화.
"으─얍"
최근, 기분 탓인지 약간 뚱뚱해진게 느껴져서 매일 밤마다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스쿼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스쿼트 50회에 도전중입니다.
"하─얍"
이게 좀 힘듭니다.
손을 머리 뒤로 포개고 체육 교과서대로 실천해봤더니, 순삭간에 다리가 파르르 떨려버립니다.
그러나 포기할 순 없죠, 기합을 넣어서-
조금만 더!
"우이─얍"
아름다움은 하루만에 만들 수 없는 법.
매일매일 쌓아나가는 게 중요한거에요.
자, 3번만 더!
"히이─얍"
후우, 땀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목욕은 방금 전에 했었지만, 다시 한 번만 더 샤워하고 오죠.
방을 나오자, 마침 복도에 서있던 오라버니와 마주쳤습니다.
"어머, 오라버니. 왜 그러세요?"
왠지 오라버니가 당황한 얼굴을 하고 계셨습니다.
"아니.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린 것 같아서."
"소리요?"
저한테는 아무것도 안 들렸는데요.
어라, 혹시 도둑? 아니면 유령?!
"이 집, 유령이 나와요?"
히이, 무서워라. 전 괴담은 질색인데 말이에요!
"어쩌죠, 오라버니. 전 지금부터 샤워할 생각이었는데, 유령은 물가를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공포 영화에서도 살인마에게 습격당하는건 대개 샤워실이잖아요.
곤란한데요. 오늘 밤은 참아야만 하는 걸까나.
"그건 아냐. 이 집에 유령이 나온다는 말은 들은 적도 없으니까. 안심하고 목욕하고 와도 돼."
"그렇지만요~"
"묘한 소리를 들은건 아마 기분탓이겠지. 미안, 놀라게 해서."
"그런가요? 오라버니가 그렇다고 하신다면 믿겠지만……."
"응."
오라버니가 안심시키려는 듯이 웃으셔서 일단 믿기로 합니다.
하지만 오라버니, 수험 공부로 피곤해하시는 거군요.
어딘지 모르게 안색도 나쁘셨고.
귀여운 여동생으로서는 야식이라도 만들어드리는 게 좋을까요?
요리 실습 외에 요리해본 적은 없지만요.
뭐 이런 건 마음의 문제니까 분명 오라버니도 기뻐해 주시겠죠.
야식의 기본이라면 역시 주먹밥이나 라면?
아니겠죠, 이 집에는 전혀 안 어울리니까.
하지만 밤에 느끼한 것도 좀…….
잡탕 죽에라도 도전해볼까요.
당장 내일, 가정부에게 상담해보죠.
그날 밤엔 역시 무서워서 일단 불을 켜고 잠이 들었습니다.
묘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5월에는 매년 소풍이 있습니다. 올해엔 목장입니다.
어머니께서는 가기 전에 선크림를 제대로 바르라고 충고하셨습니다.
목장에서는 소 젖짜기나 승마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네요.
도착한 목장은 푸른빛 자연이 가득해 공기가 상쾌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크게 심호흡해 버렸습니다.
조금은, 똥 냄새도 나지만요.
젖짜기에서 여성진은 대체로 소의 크기에 떨고 있었지만, 저는 가슴을 설레며 솔선해 나섰습니다.
우와~, 미지근해!
차례를 끝내니, "레이카 님은 용감하시네요"라며 칭송되고 있었습니다. 어라, 재밌는데 말이죠?
목장에는 그 외에도 염소나 양, 토끼 등 다양한 동물이 있었다.
닥치는 대로 다가가 보죠.
우으, 토끼 귀여워! 키우고 싶어!
토끼의 귀여운 눈이 저를 유혹해서 진심으로 데려가고 싶어져 버렸습니다.
제가 한가롭게 염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자니, 저편에서 환성이 터졌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보러 가니, 거기에는 당당한 자세로 말을 타고 있는 카부라기와 엔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승마 경험이 있는지, 둘 다 당당한 모습입니다.
그 모습은 마치 백마 탄 왕자님.(백마는 아니지만요.)
여자아이들이 난리입니다.
그들 외에도 승마 경험이 있는 학생들도 있는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둘에 의해 아주 희미해져 버렸습니다.
"카부라기 님, 멋져요……."
"마치 진짜 왕자님 같아요."
"꺄아! 엔죠 님이 이쪽을 봤어요!"
그들에게 손까지 흔드는 아이도 있습니다.
물론 돌아봐주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평상시와 다른 모습에 팬 여자들의 텐션이 게이지를 뚫을 듯이 오르고 있습니다.
평소 포커페이스인 카부라기가, 종종 웃는 얼굴로 말을 걸고 있거나 하니까…….
어리석게도 저까지 그걸 보고 찡 울려버릴 정도였습니다.
안 되죠 안 돼, 동물의 힘이란 정말 가공할 만하네요.
오전 중에 실컷 동물들이랑 놀고 점심으로 고기가 나왔을 때는 모두 미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차갑게 식힌 산지 직송 우유는 맛있었지만.
그대로 오후의 개울가를 따라 하이킹을 하고 하룻동안 몸을 힘들게 움직인 덕분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모두가 지쳐 푹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강의 물살이 거센 탓에 제 트레이드마크인 머리카락도 조금 젖었습니다.
이제 일어날 수 없어…….
침을 흘리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카부라기와 엔죠의 승마는 멋졌는데…….
저도 승마 체험하기는 했지만, 저렇게 혼자 타면 더 즐겁겠죠.
들어보면 오라버니께서도 예전에 소양으로 승마를 배운 적이 있다던가요.
궁도부라서 말 위에서 활을 쏜 적도 있다고요.
뭔가요 그건! 몰랐잖아요!
오라버니가 말을 몰면서 활을 명중시키는 모습은 절대로 보고 싶었는데!
저도 배우고 싶어서, 어머님께 부탁해봤지만 여자가 그러다 다치면 큰일이라는 이유로 반대되고 말았습니다.
우~응, 유감이네요.
승마는 다이어트에도 좋다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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